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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가 가곡의 마왕 슈베르트

by LINHEE 2021. 8. 23.

 

 

평생 작곡가 베토벤을 롤모델로 삼아 존경하고 살았던 한 작곡가가 있습니다. 그는 베토벤의 장례식 때 그의 관을 운구하였으며, 사망 후에는 베토벤의 묘지 옆에 나란히 잠이 들었습니다. 바로 프란츠 페터 슈베르트입니다.

슈베르트의 일생

오스트리아의 초등학교 교장이었던 아버지와 요리를 잘했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슈베르트, 그는 음악을 좋아했던 집안 분위기 덕분에 자연스럽게 음악을 접하고 배웠습니다. 하지만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았던 탓에 그의 아버지는 슈베르트가 커서 교사가 되어 안정적인 직장을 갖길 바랐습니다. 슈베르트는 어릴 적부터 아주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졌었는데, 그 덕에 11세에 궁정 신학원 슈타트 콘빅트의 장학생으로 선발되게 됩니다. 덕분에 합창단에서 활동하고 음악 또한 배울 수 있었지요. 게다가 학창 시절에는 오스트리아의 궁정악장 안토니오 살리에리를 만나 음악의 기초교육 또한 받았다고 합니다. 그가 13살이 되던 해 그의 고왔던 목소리도 변성기가 찾아옵니다. 그래서 슈베르트는 합창단을 나와야 했는데요.

이후 아버지의 바람대로, 그가 교장으로 있던 초등학교에 취지하여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치는 보조교사로 일을 하게 됩니다. 그는 이 시기에 장례 미사곡을 작곡했고, 본격적으로 가곡들을 탄생시키기 시작하게 됩니다. (가곡 [마왕], [실을 잣는 그레트헨]등) 슈베르트가 작곡가로 이름을 알리고 유명해진 데에는, 그의 재능을 알아봐 주고 그의 음악을 좋아해 주었던 친구들의 덕이 컸는데요. 이 친구들이 바로 슈베르트의 음악을 사랑하는 모임, '슈베르티아데'입니다.

이 모임에는 귀족, 성악가, 시인, 철학가, 화가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이들은 친구의 집에 모여 슈베르트가 작곡한 곡을 감상하며 그의 음악 안에서 우정을 쌓았습니다. 슈베르트는 음악 교사직을 그만둔 이후 본격적으로 작곡을 시작하였는데요. 그는 31세의 삶을 사는 동안 무려 600여 곡이 넘는 가곡을 발표했습니다. 이렇게 활발한 활동을 하던 그는 결국 병에 걸려(매독으로 추청) 힘들게 앓다가 친구들의 품에서 세상과 이별하게 됩니다. 그리고 유언대로 자신이 늘 존경해왔던 베토벤의 묘소 바로 옆에 나란히 잠이 들게 되지요. 여담이지만 슈베르트의 키는 152cm의 짧은 다리에 그다지 잘생기지 않은 외모를 가졌다고 하는데요. 초상화 속 그의 얼굴은 그리 못난 편이 아닙니다. 아름답고 감미로웠던 그의 곡들 덕에 그의 외모를 실제보다 준수하게 그렸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슈베르트의 작품

 

600여 곡이라는 놀라운 작품 수뿐만 아니라, 가곡이라는 장르를 최고 예술품으로 끌어올렸던 덕분에 가곡의 왕이라 불리는 슈베르트, 그렇다면 가곡이라는 장르는 과연 어떤 장르일까요? 가곡은 시와 음악이 만난 장르입니다. 다시 말해 시와 같은 문학작품에 멜로디를 붙여 성악가가 피아노 반주와 함께 부르는 곡을 말합니다. 이번에는 슈베르트의 대표 가곡중에 [마왕]과 [겨울나그네]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마왕]

첫 번째로 만나 볼 작품은, 한 드라마의 배경음악으로도 사용이 되었던 작품입니다. 바로 <스카이캐슬>인데요. 배경음악으로 사용이 되어 드라마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던 작품 가곡[마왕]입니다. 이 작품은 슈베르트가 18세에 작곡한 곡으로 작품번호 1번에 해당합니다. 독일의 작가 괴테가 쓴 서사시에 멜로디를 붙인 것인데요. (슈베르트는 독일의 문학가 괴테의 작품을 특히 좋아해서 괴테의 시에 영감을 받아 작곡한 곡이 무려 70곡이나 된다고 합니다.)[마왕]은 아파서 죽어가는 아이를 어떻게든 살려내려는 아버지의 모습을 그린 작품입니다. 마왕의 속삭임이 들린다며 공포에 떠는 아이와 그 아이를 안은 채 말을 달리는 아버지, 아이의 영혼을 빼앗가 가려는 마왕 그리고 해설자까지 모두 4명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극적인 작품입니다. 그러니까 성악가 1명이 4명의 캐릭터를 노래로 표현하는 것인데요. 노래 가사를 살펴보겠습니다. 

"진정해라, 아들아. 걱정 말거라." - 아버지

"만약 네가 나에게 오기 싫다면 억지로 너를 데려가겠다." - 마왕

"아버지 절 꼭 안아주에요. 마왕이 제 팔을 잡고 저를 끌고 가요." -아이

"아비는 공포에 질려 급하게 말을 달렸네. 신음하는 아이를 팔에 안고서 두려움에 떨면서 집에 도착하였더니 아들은 품속에서 죽어있었다네." - 해설자

이곡은 긴장감을 고조시키기 위해 말발굽 소리를 표현하는 피아노 연주로 시작이 됩니다. 이처럼 슈베르트의 가곡은 성악가의 노래뿐만 아니라, 피아노 또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시로 된 가사, 성악가의 노래 그리고 피아노 연주까지, 세 박자가 딱 들어맞는 예술가곡을 탄생시킨 슈베르트. 이후에 슈만과 브람스 등의 작곡가가 만든 가곡들 또한 슈베르트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겨울나그네]

슈베르트가 세상을 떠나기 1년 전, 30세가 되던 해에 작곡한 가곡 [겨울나그네]입니다. 이 작품은 그가 병상에 누워 지내던 어느 날, 친구들을 불러 들려주었던 곡입니다. 그는 이 곡을 불러주며, "나는 지금까지 작곡한 어떤 곡들보다 이 노래를 사랑합니다 " 사람들도 틀림없이 이 가곡집을 좋아하게 될 것입니다."라는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이곡은 독일의 시인 빌 헬름 뮐러의 시에서 곡을 붙인 24 개의 연가곡인데요. 다가온 죽음을 예감이라도 한 듯 고독과 슬픔이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이 곡을 작고할 당시에 슈베르트가 느꼈던 외로움과 고독, 가난 그리고 질병으로 인한 모든 아픔이 음악 속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데요. 겨울 나그네의 내용은 한 청년이 매우 추운 겨울에 연인의 집 앞에서 이별을 고하는 것인데요. 이별을 고하고 눈과 얼음으로 가득한 추운 들판을 헤매는 방랑의 길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슬픔과 고독 속에서 추억을 회상하는 24개의 장면은 음악의 아름다움과 내면의 깊음을 온전히 느낄 수 있게 해 줍니다. 슈베르트의 일기장에는 이런 글귀가 있습니다. " 내 음악은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 것이다" 이 글귀처럼 그의 음악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아름다운 멜로디와 편안한 선율을 특징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의 바람처럼 슈베르트의 음악은 오랜 세월이 지난 오늘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과 행복 그리고 위로가 도어주고 있습니다.